#영상시 #생각과표현 #시창작 울음의 안감/정선희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설익어 목소리가 갈라지는 울음이 있고, 색을 덧발라 속이 안 보이는 울음이 있고, 물기가 가득해서 수채화처 럼 번지는 울음이 있다는 것을 어른이 우는 모습을 본 아이는 속으로 자란다 그날 호주머니의 구멍 난 안감처럼 울음은 움켜쥔 손아귀에서 허무하다는 걸 알아버린다 그 후 내가 만난 모든 울음은 그날 밤에 바느질된 듯 흐느끼며 이어져 있다 실밥을 당기면 주르륵 쏟아질 그날의 목록들 외할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다섯 여자가 모여 앉아 울음 같은 모닥불에 사연 하나씩 쬐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모두에게 다른 사람, 몰랐던 사람이었다 관계란 아름답지 않은 한 줄 문장 같은 것을 붙잡고 있는 것 울음은 죽은 이에게 가지 않고 자신을 적시다 얼룩질 텐데 죽음을 당겨 울음의 안감으로 쓰는 거라 이해했다 그날 가장 서럽게 흐느끼던 안감, 어머니를 보며 나의 습습해진 어딘가를 쓸어본다 -출처 『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가 많았다』, 상상인, 2020. -약력- ▶2012년《문학과의식》등단 ▶2013년《강원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 『푸른 빛이 걸어왔다』『아직 자라지 않은 아이가 많았다』 ★'구독'과 '좋아요' '알람' 댓글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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