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02 개인의 반격 인터뷰어: 송주환 | 아이브매거진 편집장 인터뷰이: 오찬호 | 사회학자 Editor's Letter | 개인의 반격 지난 호를 마무리한 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회사에도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몇 가지 의미있는 프로젝트의 의뢰가 들어왔고 그로 인해 호언했던 아이브매거진의 정례화도 조금씩 지체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사건 과정 자체도 놀라웠지만 사건 이후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에 꽤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회학자 김찬호 씨는 ‘대면 비대면 외면’이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 이후 ‘외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과도하게 연결되어 있고 동시에 너무 많은 것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어디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분열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공격받고 있습니다. 집단, 자본, 기술, 평판과 같은 강력한 사회적 요소들이 지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리 그 공격들을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는 걸까요? 불행히도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 그 공격들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촘촘하게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1999년생들이 자신들을 ‘저주받은 세대’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우연찮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중3 때 세월호 참사를 겪었고 대학 생활을 코로나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이태원 참사를 목격했습니다. 이들에게 사회는 어떤 의미일까요? 이들은 그 안에서 어떤 개인이 되기를 꿈꿀까요? 노트를 꺼내 끄적끄적 문구를 적어봤습니다. ‘기울어진 봄. 숨막히는 가을. 반격하는 우리.’ 아이브매거진 2호 작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찬호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꽤 오래전부터 였습니다. 2013년 나온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와 2015년 출간된 『진격의 대학교』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의 연원을 이야기해 주는 일종의 묵시록 같은 책입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면밀하게 일상 속에서의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연구해왔고 그 결과물을 꾸준하게 대중과 소통해왔습니다. 그의 책과 활동을 조사한 후 우리는 그에게 2호 인터뷰어 제안을 했고 몇 차례 논의 끝에 ‘개인의 반격’이라는 주제를 함께 정할 수 있었습니다. 2호를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개별 개인들이 이와 같은 사회적 공격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또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일 안에서 반격을 도모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보기로 했습니다. 반격은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그 반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 이전의 공격에 대한 분석과 해석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회의 공격과 개인의 반격, 이는 이번 아이브매거진 2호를 관통하는 두 개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오찬호 | 사회학자 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여러 대학과 대학원에서 오랫동안 강의했다. 친숙한 것을 낯설게 보면서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추적하는 데 관심이 많다. 평범한 일상 속 차별과 혐오의 씨앗을 찾고 드러내는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출판협의회 ‘10년을 빛낸 책’(세대 부문)으로 선정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진격의 대학교』(2015), 『민낯들』(2022) 등 여러 책을 집필했다. 〈차이나는 클라스〉(JTBC),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CBS), 〈명견만리〉(KBS)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