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호주 정부가 이민 정책을 강화해 2년 안에 이민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이민자가 급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건데요, 현지 반응은 어떤지 통신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아름 통신원! 【통신원】 네, 호주 퍼스입니다. 【앵커】 최근 호주 정부가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통신원】 네, 정부는 현행 이민제도의 획기적 개혁을 예고했습니다. 먼저 아마 한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부분이 워킹홀리데이 비자 제도일 텐데요, 호주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2~3년 있다가 아예 정착하고 싶어 학생비자로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학비도 싸고 출석도 크게 상관없는 학교를 선택해 등록만 한 채 학교를 나가는 대신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게 편법인데도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새로 실시되는 조치에 따르면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1년으로 제한하고, 체류 기간 연장 희망자는 학업에 대한 열정이나 경력 발전 가능성 같은 것을 더 면밀하게 조사합니다. 또 고용주 초청 임시 기술 이민자의 경우 최저 연봉을 7만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임금 부담이 엄청 나 고용을 주저하게 됩니다. 이런 조치가 나온 이유는 팬데믹 이후 이민자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해외 순 이민자 수는 5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정부는 규제를 강화해 2024년에는 절반 수준인 25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이민자가 너무 많다 보니 여러 사회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 급등 소식이 들립니다. 【통신원】 네, 호주 동부 부동산은 이미 몇십 년 전부터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비쌉니다. 방 두 개짜리 아파트가 서부는 5억 달러 정도라면 시드니는 20억 달러 가까이 되고요, 당연히 임대료도 비싸서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열 명이 공동으로 빌리는 일도 흔합니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서부의 상황도 달라졌습니다. 2%대였던 금리도 주택난으로 6~7%까지 올랐고. 월세도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집을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원인에 대해서는, 이민자 급증도 있지만 조금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동부가 워낙 가격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조용했던 서부로 투자 방향을 바꿨다는 건데요, 더 사기 쉬운 서부의 주택을 투자 개념으로 많이 구매해 월세를 높게 받는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로는 FIFO가 있습니다. FIFO는 Fly-In, Fly-Out의 줄임말로, 광산에서 몇 주 일하고, 다시 도심으로 나와 몇 주 쉬는 서부 광산 산업의 직업 형태를 말하는데요, 팬데믹 때 하늘길이 막히자 동부에서 서부로 오던 FIFO 일꾼들이 아예 서쪽에 집을 구매하면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부동산 난은 제 피부로도 느껴지고요, 돈이 있어도 매물이 너무 빨리 사라져서 비싼 월세만 내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앵커】 말씀을 들어보니 부동산 문제가 이민자 때문 만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호응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듯 보입니다. 【통신원】 네, 최근에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민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45%였습니다. 반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는 답이 52%로 비슷하면서도 절반을 살짝 넘었는데요. 언론에서 이민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하는 것에 비해 이민자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인 거죠. 사실 호주 자체가 이민자들로 시작된 나라이기 때문에 이민자에 대해 호주는 대체로 관대한 편입니다. 물론 이민자가 늘면 사회 보장 제도에 부담이 되고 일자리 경쟁이 심해지며 사회 분열을 불러온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이민자를 받으면 안 된다는 식의 의견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호주인 80%가 이민자들이 호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85%는 이민자가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화를 들여오기 때문에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이민 규제책도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제가 호주에 13년째 살고 있는데요, 4~5년을 주기로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민자를 대규모로 받아들이고, 또 너무 많다며 이민법을 어렵게 만들고 하는 것이 반복됐거든요 따라서 대부분의 호주인이 이번 정책을 예상했었고, 아마 3~4년 후에는 또 이민법이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호주 퍼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OBS 뉴스 채널 구독하기 https://youtube.com/@obs3660?sub_confirmation=1 ▶ OBS 뉴스 기사 더보기 PC : http://www.obsnews.co.kr 모바일 : http://m.obs.co.kr ▶ OBS 뉴스 제보하기 이메일 : jebo@obs.co.kr 전화 : 032-670-5555 #호주 #이민자 #규제